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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윅의 광팬인 저도 오늘 드디어 챕터 4를 감상했습니다. 어느 정도 스토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담담했었지만 스토리가 중요한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역대 어느 챕터보다도 기대가 컸지만 영화가 끝나며 든 생각은 "챕터 5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였습니다.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 존윅 4의 아주아주 개인적 리뷰입니다.

존윅4 포스터
Ye~ah 말이 필요해?

영화정보
개요 : 2023. 4. 12일 개봉 / 18세 청불 / 범죄, 액션, 누아르 / 미국 / 러닝타임 : 169분 / LIONSGATE
감독 : 채드 스타헬스키
출연 : 키아누 리브스, 견자단, 이안 맥쉐인(윈스턴), 사나다 히로유키, 랜스 레드딕, 클랜시 브라운, 로렌스 피시번
번역 : 황석희

로튼 토마토와 IMDb 평점

 

존윅스러운 아주 존윅다웠던 챕터 4

존윅의 시작은 B급 액션이었습니다. 완성도가 아니라 지향점이 분명한 영화였고 분명했기에 많은 것이 생략되어도 용인될 만큼 확실히 표현할 부분에 집중했다는 것을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이를 테면 왜 그가 킬러 세계에 전설이 되었는지? 킬러들은 왜 별도의 통화(금전) 체계를 이용하는 것인지? 콘티넨탈 호텔에서는 왜 작업(살인의뢰)을 엄격히 금하는 것인지? 청소부들은 어떻게 살인현장을 깔끔하게 정리(뒤탈 없이)할 수 있는 것인지? 등등 영화는 초지일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관객들도 너무나 불친절한 이 점을 각본의 부실함이라고 불평하지 않는 점이 그런 것이겠죠. 아니 이런 B급 정서에 열광하는 저 같은 사람들에겐 어정쩡한 "갖춤"의 형식이 불필요한 요식이라 생각하는 공통점이라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B급 액션의 전설이 된 존윅은 예상외의 흥행으로 전 세계의 고정팬을 열광케 만들었고 이에 화들짝 놀란 제작진은 존윅의 놀라운 세계관을 만들어 갑니다. 킬러들의 최상위 결정 기구인 하이테이블을 정점으로 2편에서는 킬러들의 그들만의 단단한 세계관이 구축되고 규칙과 신뢰 그리고 그들만의 응징과 보복이 스토리의 메인으로, 규칙을 깨고 자유를 얻고자 하는 존윅과 그를 돕는 세력(윈스턴 같은)이 VS 이를 용납하지 않고 조직의 위엄을 세우려는 하이테이블과 대립되는 설정으로 3편까지 이어집니다.

윈스턴과 그라몽 후작사투를 벌이는 존윅

그리고 2014년에 시작된 존윅의 이야기는 이제 하이테이블의 수장으로 임명된 그라몽 후작의 친위대와 전면전을 그린 챕터 4로 그려집니다. 말씀드렸죠 존윅의 시작점은 분명하다고. 시작부터 시리즈를 변함없이 이끌었던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이를 챕터 4에서 완전 폭발시켜 버립니다. 존윅 챕터 4는 그동안 장난스레 작동시켰던 존윅의 킬카운트를 의미 없게 만들 만큼 수많은 적들을 도살하는 킬링무비의 압도적 비주얼과 러닝타임으로 떡칠을 해버리는 과감성으로 존윅의 본질을 극한으로 보여 줍니다. 마치 "세계관은 개나 줘버려 존윅은 그냥 소중한 것을 뺏아간 놈들을 모조리 죽여버리는 것을 보여주면 끝이야"라고 말하고 싶었던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독백이라도 되듯 말입니다.
 

많이 묵었다 아이가~ 체한다

죽이고 또 죽이고 쉬었다 죽이고 이렇게 죽이고 저렇게 죽입니다. 찔러 죽이고 패대기쳐 죽이고 졸라 죽이고 부러뜨려 죽입니다. 당겨 죽이고 꺾어 죽이고 심지어 눈으로도 죽입니다.

개조된 폭발형 총기로 싸우는 존윅. 위에서 보는 시점처절한 계단 총격씬

그렇게 3시간에 육박하는 킬링 타임을 오직 감독이 원했던, 잘하는 씬으로만 가득가득 채워갑니다. 상영관에 앉아서 보기만 하는 나라는 관객은 보는 행위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 데도 같이 지칩니다.
물론 관객으로서 앞에서 보고 옆에서 보고 훔쳐보고 흘겨보고 놀라며 보고 찡그리며 보기도 했고 이번 챕터 4에는 심지어 위에서도 보게 해 줍니다. 다양한 시점으로 하이테이블의 친위대를 상대하는 판타스틱을 경험하게 해주는 존윅에 감사하는 감정, 눈과는 반대로 입에서는 하품이 나옵니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인가 싶었지만 정말 그렇게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며 황당한 경험을 맛보는 존윅이었는데 이거 딱 그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이 무어따 아이가~ 그마해라~"
 

더 이상이 있을까? 아날로그 액션의 끝판왕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영화에게 기대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존윅은 저 같은 B급 마니아들에겐 그저 소중한 것을 앗아간 놈들을 죽이고 빼앗으면 되는 바이올런스 언성히어로이기 때문입니다. 채드 감독은 매트릭스 시리즈의 무술 감독 출신으로 키아누와 눈이 맞아 존윅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채드 감독을 알지는 못하지만 지금까지의 키아누 필모그래피를 본다면 존윅을 표현하는데 이 이상의 찰떡 캐스팅이 있을까 싶습니다. 더욱이 존윅을 하면서 키아누가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연마했던 총기 실사격 연습과 스턴트 배우들과의 합은 기존 배우들의 그것과는 너무나 차별되는 과정으로 존윅 캐릭터에 대한 키아누의 애정을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랬는데 이번 챕터 4에서는 그 노력과 완성도가 너무 과~합니다. 너무 혼란스럽고 어렵기까지 해서 영화에서 무술감독을 담당하는 분들에게는 경의와 동시에 앞으로는 비교고통에서 벗어나기 힘들겠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미 최근 공개된 Netflix 영화 "길복순"에서도 오마주가 나왔지만 앞으로도 계속될 존윅에 대한 오마주의 시작이라고 보는데요.
 
챕터 4에서는 그동안 동, 서양의 모든 액션 명작에 대한 채드 감독의 경외심이 표현되었다 싶을 정도로 영화 곳곳에서 헌정에 가까운 표현들이 넘쳐납니다. 또한 액션과 칼이란 상징성을 대변하는 배우로 견자단 형님과 사나다 히로유키 배우님을 캐스팅한 것도 좋았지만 그들이 영화 내에서 보여주는 동양인 배우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나 왜소한 영역 같은 제한이 없는 것 같아 더욱 좋았습니다.

찬구이자 동료였던 맹인 킬러 견자단과 존윅존윅의 건짓수 격투씬

이들이 각자 동양 문화권의 정통적 무술의 상징성을 대변하는 인물을 연기하며 키아누가 표현하는 건짓수(Gun+Jiu-jitsu)와 조합된 땀내 나는 아날로그 액션은 배우의 전성기, 감독의 성향과 실력 의도, 제작비 스턴트 숙련도, 촬영 여건 등을 볼 때 다시는 보기 힘든 액션의 끝판왕이지 않을까 싶었던 생각인데. Cut이라는 임팩트로 포장된 간지러운 편집보다는 롱테이크 위주의 숨 막힘으로 배우들을 죽어라 괴롭히는 감독의 징그런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면 과장일까 싶습니다.
멋지다 채드~! Wooooo~ ha 조나단~!
 

내가 존윅에 열광했던 이유

여러분이 좋아했던 존윅은 무엇이었습니까?  무엇 때문에 존윅에 열광했었습니까?
저는 존윅의 단순함 때문이었습니다. 존윅은 설명하지 않습니다. 또한 묻지도 않죠. 꼭 필요한 설명이라도 할라치면 전화를 끊어버리기도 하고 진심을 표현하고 싶을 때도 있을 텐데 후회가 남을 듯한 순간에도 그냥 행동합니다. 죽입니다. 전 그 점이 좋았습니다.
삶은 어렵습니다. 일도 어렵고 사람들이 얽힌 사회라는 울타리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문제가 어려운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런 문제를 풀기 위한 말, 오해를 설명하기 위한 말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태반인데 우리는 그런 비 이성적인 존재나 악바치게 만드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시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언어와 말이라는 수단을 통해 극복하고자 할 따름이며 상황은 악화되고 감정은 남아 스스로의 독이 됩니다. 그저 답답한 것이죠

과묵한 남자 존윅동양 무술에 대한 존경 쌍절곤

존윅은 그냥 죽입니다. 이런 상대들은 사실 말이 필요 없는 분명한 응징의 대상입니다. 이런 깐족대는 기득권에 대하여 응징하고 싶은 시대정신이 투영된 주인공이란 생각에 열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법이니까요.
 

쿠키 그리고 챕터 5에 거는 기대

존윅이 추구했던 극한의 액션 경험이라면 이미 포만감 500%이기 때문에 5편 이후는 이미 저질러 놓은 세계관의 솔루션으로 가야 할 텐데 구구절절 세계를 돌아다니며 설명하고 한 땀 한 땀 맞춰가는 것이 존윅의 단순함과 분명함과는 맞지 않을 거란 생각이기 때문에 그만했으면 한다는 말이었지만 챕터 4에서 존윅이 마지막에 남기는 간절한 한마디 "헬렌~"은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었던 헬렌과의 추억과 그녀에 대한 애정, 그녀가 존을 위해 남기고 간 강아지 때문이었는데 그 부분을 잊지 않게 상기시켜 주었지만 그 감정선이 충분히 와닿지 못한 아쉬움이 컸기 때문에 챕터 5에서는 존윅의 따뜻한 감정선도 살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는 점을 챕터 5를 기대하는 이유로 삼고자 하며, 라이온스게이트도 영화산업의 침체기인 이때. 모처럼의 프랜차이즈 시리즈를 놓칠 리가 없겠죠. 당연히 챕터 5에 대해 긍정적 입장입니다. 또한 빠르게 제작에 들어가리라 생각됩니다. 이유는 쿠키에서도 알 수 있는데 견자단과 사나다 히로유키의 딸인 리나 사와야마가 나오는 새로운 복수에 관한 내용으로 이 두 형님의 나이가 벌써 환갑 언저리... 빨리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엔딩 타이틀까지 봐도 안 나오는 쿠키... ㅋㅋ 엔딩 크레디트까지 모두 봐야 나옵니다. 1개 고요 잊지 마시길~
 
암튼. 롱 리브 더 킹 조나단, 존윅 만세, 만만세.
오랜만에 반가웠어요 하이랜더의 크루거 클랜시 브라운~ 명복을 빕니다. RIP 랜스 래드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