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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길복순(Kill Boksoon)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일베 코드 몇가지를 짚어보고 왜 그런지 이유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늘 그렇지만 직접 보기 전에는 어떤 리뷰나 정보 없이 선입견을 배제한 상태에서 관람하는 것을 좋아했고 길복순도 그렇게 시청할 수 있었지만 영화 속에서 몇몇 장면들이 심하게 거슬렸고 영화가 끝나 찾아보니 역시나 이 장면들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었기에 Pak치는 맘으로 포스팅 해 봅니다.
변성현 감독 일베 논란
'길복순'의 감독은 변성현입니다. '나의 PS 파트너(2012)',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2017)', 킹메이커(2022)'를 연출한 감독으로 연출은 물론 모두 각본까지 담당하였습니다. 문제는 불한당 개봉 당시 SNS 내용이 시작이었는데요 자신의 트위터에 여성과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글을 올렸다가 사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사과문에서는 "지역 차별이나 여성 차별 모두 결코 아니다"라며 강하게 부정하였고 자신도 전라도가 고향이며 일베를 간접 직시하며 "내가 가장 혐오하는 집단"이라 분명히 말하고 자신 때문에 불한당을 위해 노력한 배우 스텝의 안위를 부탁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은 일단락되었습니다. 누구나 실수는 하는 것이고 이 점을 분명히 짚어 잘못했다고 한다면 용서는 인지상정인 것이니까요. 그런데 이번 길복순을 보며 개인적으로는 변성현은 일베가 맞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마치 그때의 사과는 '개사과'인 듯 그때 보다 더 노골적인 메타포로 영화 곳곳에 변하지 않은 조롱의 표현을 심어 놓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어떤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사정은 알 수 없기 때문에 속단은 무모한 것이지만 이해를 강요하고 교묘하게 이용하는 일베들의 몰염치에 치가 떨리기 때문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치가 떨렸던 포인트를 마땅히 짚고 평가는 여러분께서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영화 속 일베의 메타포
하나. 한국인은 비겁하게 뒤통수치는 민족
영화 인트로에서 길복순은 황정민 배우가 연기한 오다 신이치로와 결투를 벌이는데요 힘과 기술에서 밀린 길복순은 무기를 바꾸겠다고 말하고는 사무라이처럼 기세충만한 황정민을 총으로 쏴 죽입니다. 정면승부가 안되니 다소 치사한 방법을 써서 상대를 없앤 것으로 이는 마치 영화 레이더스에서 포복절도했던 장면을 오마주 한 것처럼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씬이었지만 혐한 서적들의 단골 이미지인 "한국인은 언제나 속이고 뒤통수치는 존재들이다"를 보여주는 것 같아 이내 심히 불쾌해진 장면이었습니다.
둘. 역사적 위인들은 그저 살인자다
길복순의 딸은 학교 토론주제로 10만 원권의 인물을 누구로 해야 하나? 가 있었다며 우리나라의 역사적 위인들을 후보로 말하는데 모두 공통점이 있다면서 "하나같이 사람을 죽였어"라고 말한다. 내가 심히 빡이 쳤던 부분인데 한 나라의 자존과 독립 그리고 외세의 침략에 맞서 국민을 지켜낸 그들의 헌신과 나라사랑을 한 낱 살인자로 폄훼하고 졸렬히 치부해 버린 짓거리에 화가 치밀었던 장면
셋. 지역과 지역색의 코드
길복순이 소속된 킬러 회사인 MK는 살인 명령을 내릴 때 봉투에 내용을 담아 전달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 봉투엔 국가와 도시명 그리고 등급이 표시된 낙인 봉인이 보이는데 서울이나 블라디보스토크와 는 다른 뉘앙스의 순천-전라의 영문 표기가 나온다. 굳이 많은 지역을 놔두고 순천-전라의 이름을 쓴 것도 이상하며 정식명칭인 전라남도가 아니라는 점과 결정적으로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붉은색 낙인 봉인이 쓰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일베 메타포임을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다 생각한다. 일베들은 전라민국이라 부르며 대한민국과는 다른 빨갱이의 나라라는 취지의 색과 별칭으로 부르며 지역을 폄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에 대한 넷플릭스의 입장
길복순이 소속된 킬러 집단 회사인 MK 엔터테인먼트는 킬러들의 등급에 맞는 업무를 배정하는 설정이라며 "길복순 같은 A급 킬러는 글로버 임무를 맡기 때문에 국적이 표시되는 반면 한희성 같은 B~C 등급 킬러는 국내 임무에만 한정되기 때문에 국가 표시 없이 지역만으로 표시했다"며 이것이 살인 등급의 차이일 뿐 지역 비하의 의도적 표현은 아니라고 넷플릭스 측의 그럴싸한 신박한 Ⅹ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봐야 할 이유
일베 감독이 심어놓은 이러한 분명하고도 심히 불쾌한 메타포에도 불구하고 길복순을 봐야 할 이유를 찾는다면 그건 온전히 전도연이라는 리스펙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 말을 하지 않아도 대한민국 영화판에서 여배우가 그것도 중년이라는 사형선고가 예정된 사람들에게 작품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가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겠지만 전도연이란 이름으로 모든 불리함과 한계를 부숴버리는 그녀의 활약에 감탄하고 있는 바, 최근의 일타스캔들에서의 발랄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길복순의 살벌한 연기 변신을 마구 때려버리는 그녀의 내공에 감탄에 경의를 표하며 그녀만의 액션과 표정만이 이뤄낼 수 있는 대사 "사람 죽이는 건 심플해, 애 키우는 거에 비하면"이란 그녀만의 찰짐을 감상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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