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호크 다운> 전우란 무엇인가?

1998년작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 따땃하고 훈내 나는 드라마 성격을 쏙 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리얼리티 전쟁 영화가 지금까지도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요 이들 영화의 교본이 된 영화가 바로 '블랙 호크 다운'이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2000년대 최고 명작이자 까다로운 밀덕들도 지금까지 단연 최고의 작품으로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작품인데요 수많은 명작을 연출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을 맡아 1993년 소말리아 모가디슈 참전 군인들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전투의 긴박감과 참혹함 그리고 냉엄한 현장을 리얼하게 보여준 작품입니다.

블랙호크다운 UH-60 & 500MD 편대

영화정보

개요 : 2002. 1. 30일 개봉 / 15세 관람가 / 전쟁, 역사, 드라마 / 미국 / 러닝타임 144분(확장판 152분) / 콜럼비아 픽처스

감독 : 리들리 스콧       제작 : 제리 브룩하이머

출연 : 조시 하트넷(에버스만), 이완 맥그리거(그림즈), 톰시즈모어(대니), 에릭 바나(후트), 윌리엄 피츠너(샌더슨)

음악 : 한스 짐머

 

특수전 역사상 가장 실패한 작전

블랙호크다운의 배경이 된 실제 사건은 1993년 10월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발생한 전투로서 공식적으로는 "고딕 서펀트 작전"이라고 불리며 소말리아 반군 지도자 모하메드 파라이드 아이디드를 체포하려는 목적으로 수행된 작전이었습니다.

이 작전에서 주축인 육군 제75 레인저 연대와 특수부대인 델타 포스가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의 지원아래 적진에 침투하여 임무를 수행하고 탈출하는 방식으로 작전을 진행하였지만 작전 중에 두 대의 블랙 호크 헬기가 격추되면서 일부 병력들이 적의 포위에 갇혀 추가적 구출작전이 필요한 돌발 상황이 발생하였고 애초 계획과는 다르게 18시간 동안 계속된 이 전투 과정에서 많은 부상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특수부대 역사상 가장 실패한 작전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RPG-7은 치명적

 

네이비실 없는 특수부대 영화

미국 특수부대 영화는 열에 아홉은 네이비실을 다룰 만큼 특수부대=네이비실은 공식처럼 굳어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블랙 호크 다운은 아주 드물게도 네이비실이 아닌 육군의 레인저와 델타 포스를 전면에 다루고 있는 영화인데요 네이비실이 해군 특수전 부대라고 한다면 레인저와 델타 포스는 육군을 대표하는 특수전 부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해군의 주력인 Marine, 해병대와 특수전 부대 네이비실이 아닌 육군의 주력 레인저와 특수전 부대 델타 포스가 대칭된다 할 수 있겠습니다. 각 부대를 자세히 알아보면

레인저와 델타 포스

 

레인저 부대 : 미 육군 75 레인저 연대는 육군 내에서 고도로 훈련되고 전문화된 경보병 부대로서 다양한 전장 환경에서 복잡하고 어려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체력, 정신적 강인함 그리고 리더십 능력을 시험하는 엄격한 선발 과정을 마친 정예 자원입니다.

레인저 연대는 3개 레인저 대대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 본부 중대와 3개 소총 중대가 일반 편제, 연대 직할로 특수대대, 군사정보대대, 지원대대가 있습니다

이들은 베트남 전쟁, 사막 폭풍 작전, 항구적 자유 작전, 이라크 자유 작전을 포함 전 세계의 수많은 분쟁과 정규 작전에 참여할 만큼 검증된 전투 기술은 물론 명예, 용기, 헌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베테랑 들로서 그들의 모토는 "레인저가 길을 이끈다(Rangers lead the way)"입니다

 

델타 포스 : 델타 포스는 미군의 최고 기밀 작전 부대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미 특수부대 중 최고 수준의 훈련과 장비를 갖춘 작전부대로 주로 미 국방부나 CIA 등 비밀작전을 수행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국내외 테러, 인질 구출, 대규모 작전 등에 참여하며, 특히 국제 테러단체와 무장단체 등 표적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제거하는 데 특화돼 있는 부대입니다.
델타포스는 기존 육군 특수작전부대 그린베레와는 다른 방식으로 훈련 및 임무수행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각종 기술장비와 최신 무기를 활용해 작전을 수행합니다. 그들은 미군 특수 작전 부대의 가장 고도의 기술적이고 전략적인 부대 중 하나이며, 전 세계적으로 공격적인 테러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존재하는 부대로서 전체 인원은 극비이지만 1000명 이내로 추정되며, 모두 최고 수준의 훈련과 임무수행 능력을 갖춘 정교한 작전부대입니다.

 

지금 보면 대단한 출연진

2002년 개봉 당시를 생각해 보면 주인공 조시 하트넷과 조연 이완 맥그리거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배우가 낯선 초면이어서 온전히 극 전개에만 몰입할 수 있었던, 의외의 장점이 많았던 영화였는데 지금 보면 영화 곳곳에 지금은 탄탄한 연기력과 유명세로 할리우드에 우뚝 선 배우들이 엄청 나옵니다.

톰 하디, 올랜도 블룸, 에릭 바나, 윌리엄 피츠너, 이완 브렘너, 샘 쉐퍼드, 그리고 안타깝게 지난 3일(2023. 3. 3) 타계한 톰 시즈모어까지 그들이 블랙 호크 다운에서 보여준 열연은 리들리 스콧의 연출력과 더해 전쟁 상황아래 고군분투하는 병사들의 리얼한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RIP. 톰 시즈모어

특히 델타포스 대원을 너무나 찰떡으로 연기했던 에릭 바나는 이후에도 전쟁 관련 영화에 단골로 출연할 정도의 임팩트를 잘 보여주었다 생각합니다.

 

영웅주의는 없다

이 영화를 개인적으로 3대 전쟁영화로 꼽은 이유는 국뽕이나 미국 영웅주의 영화와는 다른 결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인데 누군가는 별 차이 없이 결국 미국 영웅주의의 한 갈래라 얘기하겠지만 전쟁의 현실을 알리고 그 참혹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병사의 모습과는 달리 명분 없는 전쟁에서 자신들의 오만함과 우월함을 보여주기 위해 벌인 섣부른 작전과 허술한 준비로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는 미군 지휘부에게는 상대적으로 날 선 메스를 대는 연출을 보여주고 있으며 포위를 뚫고 탈진 상태로 탈출에 성공했지만 생사를 알 수 없는 남겨진 전우를 찾으러 또다시 적진으로 들어가는 에릭 바나의 자조 섞인 대화는 이 영화의 차별성과 전쟁에서 전우란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는 명 장면, 명대사라 생각합니다

후트가 말한 전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