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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좀비영화에서 좀비는 태생이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렇게 된 것인지? 무엇 때문인지? 과학적 질문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이 없는 존재였지만 오히려 그렇게 의문 투성이인 존재가 극악하고 면상도 살벌하며 좀처럼 죽지 않는다는 설정에 극도의 공포를 주는 인기 크리처가 되었습니다.
좀비 영화 자체가 B급 지향의 컬트 무비지만 명작도 많이 있고 이 장르에 열광하는 골수 마니아 층도 두터운데
그런 좀비 장르가 스펙터클 블록 버스터로 제작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월드워 Z"
이것이 브래드 형님이 생각한 좀비월드의 스케일이었습니다.
영화정보
개요 : 2013. 6. 20일 개봉 / 15세 관람가 / 스릴러, SF, 액션 / 미국 / 러닝타임 115분 / 파라마운트 픽처스
감독 : 마크 포스터 제작 : 브래드 피트
출연 : 브래드 피트(제리), 미레유 에노스(카린), 다니엘라 케르테스(세겐), 제임스 배지데일(스피크), 파나 모코에나(티에리) 등
누적관객 : 524만 명
브래드 형님의 시선으로 본 줄거리
나는 제리 레인이라는 이름의 전직 유엔 조사관이다. 어느 날 아침,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시내로 나서는데 갑자기 교통체증에 걸렸다. 그때 의문의 폭발과 총성이 들렸고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은 겨우 살아남아 헬기로 탈출했고 유엔 본부에서 나에게 좀비 대유행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나는 내키지 않았지만 가족의 안전을 조건으로 한국으로 출발했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좀비가 발생한 장소와 단서를 얻었지만 타고 간 비행기가 좀비에 습격당해 추락하는 바람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가까스로 이스라엘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은 거대한 방호벽으로 도시를 보호하고 있었지만 좀비들이 벽을 넘어오면서 방어선은 무너졌고 도시는 혼돈으로 마비되었다. 나는 WHO 직원과 함께 비행기로 탈출했지만 비행기가 폭발하며 대부분의 WHO 직원을 잃고 만다.
살아남은 세겐과 나는 웨일스의 WHO 연구소로 갔고 거기서 나는 좀비들이 다치거나 신체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들은 공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그를 증명하기 위해 내 자신에 스스로 치명적인 실험을 하여 성공하게 되고 다시 나를 기다리던 아내와 딸과 재회하게 되었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좀비와 인간들의 생존을 건 싸움이 계속되고 있었다.
원작의 좀비 발생지는 원래...
제리가 유엔으로부터 좀비의 근원을 알아봐 달라는 의뢰를 수락하고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이 바로 우리 한국이었는데 원작인 소설에서는 좀비 발생지가 중국이었습니다.
영화화되며 바뀐 이유를 생각해 보면 당연히 거대 흥행 시장인 중국의 눈치를 본 거라 할 수 있는데 소설에서는 작가의 의도에 따라 현대 과학의 오용 문제와 관련 좀비를 실감 나게 묘사하고자 했고 중국은 인구 밀도가 높고 정부의 통제력이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좀비 대유행을 일으킬 수 있는 최적의 배경이었다 생각되는데 이것이 실제로 2019년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로 현실화된 것이니 실로 소름 끼치는 설정이라 하겠습니다.
엄청난 스케일의 좀비영화
"월드워 Z" 이전의 좀비영화 들은 스케일이 클 필요가 없었습니다. 좀비 캐릭터가 주는 공포 하나만으로도 스토리를 이끌고 긴장감을 유발하는데 충분한 힘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브래드 피트의 생각은 달랐나 봅니다. 전무후무한 스케일의 좀비 영화를 만들 생각으로 미국, 한국, 이스라엘, 인도 등 여러 나라의 장면을 보여주었는데요. 이를 위해 실제로 각 나라에서 촬영을 했거나 비슷한 장소를 찾아서 촬영을 진행합니다. 역시 할리우드 넘사벽 스케일입니다만 정작 리얼리티가 생명인 좀비에서 영화의 엄청난 스케일을 깎아먹는 패착이 일어납니다.
아쉬운 너무나 아쉬운 좀비
물론 기본적으로 줌인되는 좀비 배우들은 실감 나는 분장으로 공포를 잘 살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날고 기는 좀비들...
무리를 지어 사람들을 공격하는 장면의 좀비들은 대부분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되었는데 2007년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에서 출연한 좀비 배우가 다시 출연한 듯 매우 흡사했던 좀비들은 영화의 스케일과 리얼리티를 떨어뜨리는 몹쓸 수준의 좀비라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해되는 부분은 이 날고 기는 무리의 좀비들을 실제 배우가 연기하기는 불가능한 것이었고 이 영화의 시그니처였던 기총사격을 실시하던 헬기에 인산인해(좀산좀해인가?)로 매달리던 장면은 탄생할 수 없었겠다는 생각에 수긍이 갔습니다.
그래서 속편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원인을 파헤치고 좀비와 액션을 섞어가며 고군분투하는 아주아주 흥미로운 스토리로 미국 박스오피스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짭짤한 흥행으로 속편을 기대했지만 더 이상의 제작은 힘들 것 같습니다.
영화 전문 사이트 플레이리스트와 프로덕션 위클리에 따르면 파라마운트 픽처스는 벌써 2019년 초에 "월드워 Z"의 속편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예산과 감독의 스케줄 중첩 등등.
"월드워 Z"의 제작비는 당시 약 2천억 원 정도였는데 이는 일반적인 블록버스터 영화의 제작비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예를 들면 2019년 개봉된 어벤저스 엔드게임의 제작비가 약 4천억 원, 2018년 미션 임파서블:폴 아웃의 제작비가 약 2천5백억 원이었으니 CG의 끝판왕 어벤저스와 실사의 끝판왕 미션 임파서블과 비교해 보면 한 낱 좀비영화에 투자한 제작비가 어마어마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인데 속편의 확장성을 생각한다면 제작사 입장에서는 매우 난감한 상황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 창궐부터 지금까지 4년 남짓. 애초에 정말 바이러스 아포칼립스 신드롬에 맞춰 좀비세상이 오지 않을까라는 공포도 있었지만 인류의 지혜와 단결로 이제는 공식 제로 코로나 탈출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 되었지만 영화에서 그렇듯 정복되지 않은 바이러스의 공포가 사라지지 않은 지금, 좀비 소재의 영화들은 여전히 흥미롭고 재미가 보장되는 장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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