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아바타:물의 길>이 개봉한 지 두 달이 흘렀습니다.  전작에 비해 스토리가 약하다는 혹평도 있고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무색할 만큼 확실한 재미가 있다는 후기도 있는데 가장 관심이 가는 현재의 이슈는 과연 이번에도 천만이 넘는 관객동원과 흥행이 가능할 것인가?라는 점이겠지만 핵심을 들여다본다면 전작 아바타에서 이미 물고 빨아 단물이 다 빠진 껌처럼 뻔한 내용을 다시 봐야 할 필요가 있겠나? 하는 것일 겁니다. 두 달이 넘어가는 지금, 이미 설연휴도 지나는 시점에서 어느 정도 답이 나온 상태이지만 극장가에 특별한 신작도 기대되지 않는 현재, 관람을 망설이시는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사실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자연과의 공존. <아바타 > 전편을 관통하는 주제입니다

영화정보

개요 : 2022. 12. 14 개봉 / 12세 관람가 / 액션, 모험, Sci-Fi / 미국 / 러닝타임 : 192분 / 월트 디즈니 코리아 배급

감독 : 제임스 카메론

출연 : 조 샐다나(네이티리), 샘 워싱턴(제이크 설리), 시고니 위버(그레이스 어거스틴), 스티븐 랭(마일즈 쿼리치) 등

누적관객 : 9,822,026명 (23. 01. 22 기준)

 

Sci-Fi 장인의 귀환

영화계 최고의 Sci-Fi 감독을 언급한다면 과연 누가 선택받을까요? 현대 SF영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리츠 랑(Fritz Lang)부터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작품 하나만으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스타트랙의 창시자 진 로덴베리(Gene Roddenberry), 스페이스 오페라의 대명사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George Lucas),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리들리 스콧(Ridley Scott) 형님과 헐리 웃을 대표 하며 SF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까지 많은 이견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흥행 성적이란 상업 영화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을 전제로 한다면 한 사람으로 가볍게 정리가 가능한데 그 주인공은 바로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 감독입니다.

흥행면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압도적입니다. 터미네이터(1984), 어비스(1990), 터미네이터 2(1991), 트루라이즈(1994), 타이타닉(1998), 아바타(2009)까지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우고 깨지지 않을 것 같았던 그 기록을 자신이 또 갈아치우는 말도 안 되는 역사를 진행 중인 그는 새로운 작품을 제작할 때마다 당시에 존재하지 않는 기술과 촬영을 기획하고 이를 실제로 스크린 안에 증명해 내는 결과물로 보여주었으며 2009년 작 아바타는 그 정점을 찍은 작품으로 전 세계 영화팬은 물론 영화에 그리 큰 관심이 없던 일반 관객에게 까지 3D 광풍을 선사했던 기념비 적 작품이었습니다.

그 당시 아바타는 이전까지 최고 흥행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새로운 흥행 이정표를 세웠는데 이를 가능하게 했던 이유는 반신반의하던 기존의 3D 생태계를 멱살 잡고 진일보시킨 추진력과 극장 관람을 쉽게 만든 탁월한 상업적 비전 때문이라 생각되며 이에 더해 상상의 세계인 판도라 행성과 원주민인 나비족 그리고 행성의 모든 동, 식물 등을 그려낸 콘셉트 아티스트들의 걸출한 상상력이 빚어낸 걸작이었습니다.

이후 더 이상 어떤 비주얼 충격과 상상력이 더 존재할까?라는 극찬과 의구심에 대해 당당히도 속편인 "아바타:물의 길"로 돌아온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Sci-Fi 장인의 귀환이란 거창한 타이틀로 환영하고 싶을 만큼 완성도 높은 이번 작품의 몇 가지 특별함을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이 영화를 봐야 하는 몇 가지 특별함

아바타 하면 3D. 3D 영화는 아바타. 모두가 인정하는 공식인데 사실 3D의 영화적 구현은 꽤 역사가 깊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처음 3D 영화를 접했던 것은 초등학교 때인데 성룡주연의 <비도권운산>이란 작품이었고 개봉연도를 검색해 보니 무려 1981년 작품입니다. 기억을 돌이켜보면 그때 착용했던 안경이 그러했듯 좌적 우청 방식의 3D 영화였고 연출적으로 놀라게 할 필요가 있는 특정 장면에서만 두드러지게 표현했던 만큼 활용도(뱀이 튀어나온다던지)가 썩 좋지 못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아바타 개봉 당시 받았던 시각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방송연출과 모션그래픽을 직업으로 하며 초창기 3D 제작 기술을 콘텐츠 진흥원에서 교육받으며 느꼈던 제작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기에 제가 느꼈던 3D 제작의 문제점들을 다수 해결하고 나온 그의 작품에 경외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아쉬웠던 몇 가지가 있었음에 이번 <아바타 : 물의 길>에서는 과연 그 점들을 어떻게 개선했을지가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1. 물. CG의 극한직업

  CG와 그래픽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CG상의 최고 어려움은 "물"입니다. 작업과정도 어렵고 물리적 렌더링도 어렵고 컴퓨터에 걸리는 부하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런데 카메론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대놓고 물을 전면에 내세웠는데 한 마디로 미친 짓이라 다들 만류했지만 이것을 결국 해냅니다. 처음에는 이것을 어떻게 처리했을까 많이 궁금했던 부분은 배우의 모션캡처를 하기 위해 마커가 많이 붙은 슈트를 입고 촬영하게 되는데 일반 상황이라면 특별히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이번 작품은 물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물속에서 연기하는 어려움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이 경우엔 마커가 합성을 위한 각각의 트랙포인트로 활용되는데 이 마커가 물에 들어가며 불특정 다수로 반사된다는 점이 난제였고(이점은 카메론 감독의 서플먼트 에서도 언급됨) 이를 끝내 극복했다는 점과 그냥 극복이 아니라 극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너무도 자연스럽게 눈부시게 현실과 비교해도 이질감 없이 표현되었다는 것이 감탄하게 되는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60 프레임 HFR(High Frame Rate)의 미려함

  일반 영화는 24 프레임을 사용하고 TV와 일반 콘텐츠는 29.97 프레임을 사용하는데 그 느낌은 우리들이 평소 느끼는 그 정도이며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우 거칠고 과격한 표현을 위해 프레임을 과감히 낮추어 캐릭터의 극단적인 움직임을 강조하는 기법으로 프레임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번 <아바타 : 물의 길> 은 60 프레임을 적용하여 제작되었는데 비교적 최근에 개봉되었던 <호빗:뜻밖의 여정>에서 48 프레임으로 상영 후 평가받았던 어두움, 잔상으로 인한 어지러움, 눈의 피로함 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던 바, 극장에서 확인한 결과물은 그간의 테스트와 실무진의 노력과 결실이 얼마만큼 컸는가를 알 수 있을 만큼 한마디로 미려하고 부드러웠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정도였고 또한 극장의 상영환경과 재생 기기 또한 몇 년간 발전해 왔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3. 환하고 밝아진 3D

  원래 CG가 많이 포함된 영화는 밤 Scene이 많고 톤 자체도 어둡게 표현된 부분이 많습니다. 블랙과 어둠이 표현에 용이하며 어설픈 CG를 잘 커버하는 수단으로 블랙이 이용되기도 하는데 꼭 맞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전작 아바타의 판도라 행성에서 일어나는 밤 Scene에서는 낮의 화려한 색감에 비해 명암 표현이 많이 부족했던 점이 아쉬웠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표현과 기술력 부분에서 대단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지점으로 충분한 물속 어두움을 상정할 수 있었음에도 그런 부분 없이 밝고 맑게 대부분 표현한 점과 밤 Scene은 물론 어둡게 표현한 부분에서도 명암이 충분히 잘 표현되었다는 점에서 촬영, 프로덕션, 포스트 그리고 극장에서는 HDR 재생 환경까지 전편에서 더욱 진보한 기술적 결과물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었으며 이는 기술적인 부분을 잘 몰라도 충분히 보고 탄성을 자아낼 만큼 훌륭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디에서 볼 것인가?

이미 각기 다른 많은 상영관이 있고 선호하는 환경도 다릅니다만 아바타는 당연히 3D가 국룰입니다. 게다가 요새는 약아빠진 멀티플렉스의 룰처럼 3D는 거의 아멕(imax) 봉인입니다. 다만 중론을 보니 ScreenX는 비추여서 패스, 익스트림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비추라 해도 분명 4DX를 선택할 테니 이것도 패스. 이제 남은 선택지는 Dolby Cinema의 추가 옵션인데 물론 Dolby Cinema 3D로 보면 더욱 좋겠지만 워낙 비주얼적으로 집중해서 감탄하다 보니 청각적 감탄 영역의 희소성이 다소 빠르게 퇴색되는 경향이 있었기에 아예 비주얼적으로 집중하고 이에 더욱 쾌락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냥 일반 아멕 3D를 추천하는 바입니다

 

전편인 아바타는 2억 3700만 달러, 약 3천억 원의 제작비로 3조 6천억 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 : 물의 길> 제작비에 구체적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최초 제작비용과 나무위키에 따르면 3억 5천~4억 달러, 약 5천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일부 언론에 1초에 2억 3000만 원. 러닝타임 192분이니 초로 계산하면 11520초, 즉 2조 6496억 원이란 얘기인데 이건 너무 와전된 프로모션성 멘트) 천만관객이 대단한 기록이긴 하지만 어찌어찌 이번 속편도 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이것을 성공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혹평에도 불구하고 3시간이 지루하지 않도록 긴장감 있게 끌고 가는 컨택 능력은 탁월하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바타는 5편까지 제작이 계획되어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한편 한편 어떤 기술적 발전을 하드캐리할지 모르겠지만 Sci-Fi 현재 최고 정점임과 아울러 자연과의 공존을 줄기차게 대변하고 있는 가장 비싼 다큐 캠페인으로서의 의미를 계속 이어갈 아바타의 완성을 기대하게 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