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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미군의 주요 표적이자 탈레반의 고위층이었던 아흐메드 샤(Ahmad Shah)를 제거하는 임무인 레드윙 작전. 이 작전을 담당한 SEAL 10팀은 본 작전 이전에 정찰조 4명을 먼저 투입하게 되는데 작전지에 도착한 정찰팀은 적 민간인과 조우하게 됩니다. 지형상 지휘부와의 통신이 두절된 상태로 작전의 성공을 위해 이 들을 죽여야 한다는 의견과 위험을 무릅쓰고 규정에 따라 살려 보내야 한다는 의견 대립 속에서 정찰팀은 결국 이들을 살려 보내는 결정을 하고 이로 인해 러트렐 중사 한 명을 제외한 전 대원이 목숨을 잃고 작전은 실패. 적진에 혼자 남은 러트렐 중사를 구조했던 실화를 영화는 다루고 있습니다.
지금껏 네이비실을 다룬 영화는 많지만 가장 의미 있게 네이비실을 다룬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네이비실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그 이유를 몇 가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적지에 투입된 네이비실 정찰팀

영화정보
개요 : 2014. 4. 6 개봉 / 15세 관람가 / 전쟁, 액션 / 미국 / 러닝타임 121분 / 유니버설 픽처스 배급
감독 : 피터 버그
출연 : 마크 월버그(마커스 러트렐), 테일러 키치(마이클 머피), 벤 포스터(매튜 엑셀슨), 에밀 허시(대니 디에즈), 에릭 바나(에릭 크리스틴슨)
누적관객 : 190만 명

 

네이비실을 가장 잘 다룬 영화

오프닝 4분 동안 영화는 네이비실의 기초 교육 훈련 과정을 보여줍니다. 고증면이나 실제 전투장면의 리얼리티는 2011년 개봉된 "액트 오브 벨러"가 좋습니다만 사실 이 부분 때문에 네이비실을 가장 잘 다뤘다고 말하고 싶은 겁니다. 흔히 알고 있는 지옥주가 아닌 기초 교육 훈련 과정인데 이 장면 만으로도 병역 의무를 갖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공감하는 바가 많으며 특히 특수부대로 자원하거나 병역의 의무를 다했던 분들에겐 특별한 기억을 갖게 되는 부분인 것입니다.
모름지기 고생 고생 생고생 춥고 배고프고 졸리는 극한의 육체적 고통을 주는 훈련을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동고동락하며 키워온 끈끈한 동료애를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만들어진 동료애는 목숨을 담보한 전투를 거치며 "전우애"라는 특별한 가치로 승화되는데 이 영화는 오프닝에서 실제 다큐로서 훈련의 과정을 보여주고 이후 영화로서 실화였던 레드윙 작전을 통해 네이비실로 대변되는 특수부대의 전우애를 잘 보여주고 있다 생각합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독려하는 팀으로서의 전우

또한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특수부대원들은 "우리는 전우를 절대 버리지 않습니다"라고 얘기하는데 론 서바이버에서는 이 말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으며 전투 내내 정찰조 4명이 서로를 살리기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보여줍니다.
오프닝 4분 동안 미국 네이비실의 기초교육훈련 과정을 보여주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훈련과정도 대동소이하며 더 했으면 더 했지 결코 같거나 뒤떨어지는 수준이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네이비실에 가장 어울리는 배우들

출연한 모두가 네이비실 다웠지만 특히나 세 사람,
주인공이자 실제 작전의 유일한 생존자인 마커스 러트렐 중사역에 마크 월버그
원칙을 신념처럼 지키며 팀을 이끌었던 마이클 머피 대위역에 테일러 키치
레드윙 작전의 책임자였던 에릭 S. 크리스틴슨 소령역에 에릭 바나
이들은 이 영화를 포함 많은 전쟁 영화에서 비슷한 배역을 연기했던 배우들로서 실제 네이비실 대원이 수행하는 개인 전술과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마크 월버그는 2007년 더블 타겟에서 저격수로서의 인상적 군인을 연기한 이후 더욱 업그레이드된 특수부대원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2012년 배틀쉽에서 멋들어진 해군으로 연기했던 테일러 키치는 생사고락을 같이 하며 편하게 지내지만 팀원들로부터 존경받는 머피 대위를 연기하며 팀원들을 살리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는 헌신적 리더의 모습을 연기합니다.
에릭 바나는 2002년 블랙 호크 다운에서 델타포스 대원으로 너무나 프로페셔널한 특수부대원의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론 서바이버에서는 그 역할이 다소 적었던 점이 개인적으로 아쉬웠지만 특수부대원이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는 이견이 없으리라 생각되는 배우입니다.

 

처절한 산악 전투 Scene

보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저려왔던 산악 전투 Scene

오프닝 이후 해외 주둔지에서의 다소 자유분방하고 평화로운 생활과 작전 브리핑 이후 투입, 정찰 지역으로의 이동후 산기슭에서의 예상치 못한 민간인 조우 그리고 첫 교전까지 영화는 좀 지루한 전개 속도를 보여주며 흘러갑니다. 하지만 첫 사격 이후 영화는 그간의 지루함을 뒤집어 버리는 긴박하고 처절한 전투신을 보여주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액트 오브 밸러"에서의 교전이 시가전과 침투 습격, 이탈에 특화된 개인 전술을 잘 묘사하고 있다면 론 서바이버는 산악전에 특화된 전투를 잘 보여준다 생각하는데요. 무엇보다 적과 접촉을 유지하며 각개전투의 전형을 잘 응용하여 다수의 적을 상대해 가는 분대이하 개인 전투 스킬을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어 1995년 마이클만 감독의 명작 히트에서의 총격신을 산이라는 환경에서 다시 오마주 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산이라는 환경이 주는 고통과 함께 마치 내 몸이 부서지고 살이 터지는 느낌처럼 영화 보는 내내 실제처럼 소름 돋았던 기억이 생생하며 그때 당시에는 돌비 상영관이 없었지만 재개봉한다면 아이맥스보다는 돌비 전용관을 선택할 것처럼 사운드에 특화된 상영관에서 다시 보고 싶을 만큼 각종 전장음 효과가 실제처럼 뛰어난 영화입니다.

 

실제 작전과 영화의 다른 점

작전의 유일한 생존자인 러트렐 중사의 증언과 저서를 모티브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웅적인 미화는 있을 수 있지만 본 작전 이전 수행해야 하는 임무를 소규모 팀원으로 감당하고 책임 있게 수행했던 팩트는 변하지 않듯이 영화상에 그려진 모든 작전의 연출이 사실인데 실제 작전과 다른 점은 러트렐 중사가 반 탈레반 주민에게 구출받아 은거하는 중 찾아온 탈레반 무리들과 반 탈레반 주민들 사이의 전투는 없었고 이 전투와 이어진 러트렐 중사를 구출하기 위한 대규모 구출작전(C-130 건쉽과 아파치 나오던 장면)도 연출되었을 뿐 구출작전은 은밀히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또한 크리스틴슨 소령이 단행했던 시누크만의 단독 구출 작전당시 영화처럼 RPG-7이 시누크 내부에서 폭발한 것이 아닌 외부 피격으로 추락해 가까스로 절벽에 비상 착륙했지만 끝내 추락해 완파되었다고 합니다.

 

네이비실이 강한 이유

영화에서도 보이듯이 실제 작전에서도 패착이었던 점이 분명 있습니다.
이 모든 비극의 시작은 적의를 가진 민간인을 조우했을 때 그들을 살려 보내준 것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며 영화에서도 묘사가 되지만 실제 러트렐 중사도 이후 이들을 살려 보낸 것에 대해 많은 자책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규정상 이런 경우 그 어떤 가해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규정하고 또 교육받아온 입장에서 원칙을 지키는 것이 옳기에 이를 지키고자 했던 판단과 그들의 행동은 정당한 것이었고 이점을 지킨 네이비실은 강하고 존경받는 군인임에 틀림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머피 대위의 목숨으로 연결한 마지막 통신으로 사지에 몰린 정찰팀의 상황을 보고 받은 크리스틴슨 소령이 행한 시누크 단독 구출작전은 돌이킬 수 없는 명백한 패착이었는데요.
아파치 공격헬기의 엄호가 없는 시누크 헬기는 덩치만 큰 고급 표적일 수밖에 없는 데다 네이비실 대원들을 강하시키기 위해 해야 하는 정지상태의 하버링은 그야말로 딱 좋은 먹잇감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네이비실은 동료를 절대 버리지 않는다"는 그들의 신념처럼 어떠한 악조건하에서도 반드시 구출하겠다는 신념으로 크리스틴슨 소령은 무리한 작전을 감행했을 것이고 나도 그 마음에 동조하는 바, 이는 평소 주둔지에서 계급 고하를 막론하고 서로 반말도 하고 아주 막역하게 지내지만 선을 지키며 철저히 상명하복 하는 모습으로 모든 훈련을 함께하고 똑같이 대접받고 생활하며 동거동락하는 전우라는 존중의 자세에서부터 비롯됨을 알 수 있으며 이것이 바로 네이비실이 강한 이유임을 알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크리스틴슨 소령의 결정과 판단은 명백히 오류였고 군법회의 감이지만 사후 동성무공훈장에 추서 된 사실 또한 중요한 그들의 신념을 뒷받침하는 강한 군대의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