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망설여지는 일, 부모님께 “나중에 돌아가시면 어떻게 해드릴까요?”라고 여쭙는 일이죠. 정말 엄두가 안나는 일이지만 대화없이 나중에 불행한 상황이 생기면 당장 크게 후회할 2가지를 늦기전에 미리 챙기자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바로 연명치료와 장례방식입니다.

부모님과 이 대화, 꼭 해야 할까?
우리는 죽음을 대게 부정적인 것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부모님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금기시하죠. 하지만 준비없는 이별은 남겨진 가족들에게 큰 혼란과 갈등을 주기도 합니다. 사실 부모님도 당신의 마지막이 두렵기도하고 장례방식이 자식들에 부담이 될까봐 스스로 얘기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나중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넘기기엔 가족의 삶에서 이 두가지는 너무나 중요한 결정들입니다. 미리 대화하고 결정해 두는 것은 불효가 아니라, 부모님의 삶을 마지막까지 존중해 드리는 최고의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보내드리는 길이 지나치는 절차처럼 가벼운 장례방식이 되어서는 안되니까요. 오늘 포스팅은 구체적인 방법을 말씀드리기 보다는 연명치료와 장례절차 이 두가지는 부모님의 생각을 미리 알아야 한다는 취지 정도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명치료, 어떻게 여쭤볼까?
연명치료는 치료 효과 없이 생명만을 연장하는 의료 행위를 말합니다. 인공호흡기 착용이나 심폐소생술 등이 대표적인데 이 문제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님의 평소 가치관입니다. 상식적으로 보통 아프면 병원 가서 고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칠 수 없는 상황에서 기계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부모님께도, 가족에게도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 당신의 의지를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을 통해 본인의 의사를 미리 밝혀둘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라 하더군요. 19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임종에 대비하여 이를 작성하고 등록함으로써 유사시 연명치료에 대한 스스로의 의지와 선택을 알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작성하느냐는 사실 후차적인 문제인데 “엄마, 요즘 뉴스 보니까 미리 이런 걸 등록해두면 나중에 엄마 뜻을 몰라 결정 못하는 일은 안 생긴다 하더라고요. 엄마 생각은 어떠세요?”처럼 정보를 전달하며 가볍게 물꼬를 트는 식으로 얘기를 꺼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장례 방식, 매장과 화장 중 무엇이 좋을까?
장례 방식을 결정하는 것도 큰 고민거리입니다. 예전에는 산소에 모시는 매장이 기본이었지만, 요즘은 관리의 어려움이나 국토 효율성 때문에 화장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합니다. 사실 매장을 고집하시던 어르신들도 요즘은 “자식들 고생시킨다”며 화장을 먼저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장을 하고 나서도 유골 안치방식에 따라 봉안당, 수목장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고향에 대한 향수나 종교적 신념을 먼저 살핀 뒤, 현실적인 관리 문제를 넌지시 말씀드려 보세요. “나중에 저희가 자주 찾아뵙기 편한 곳이 좋을 것 같은데, 아버지는 혹시 생각해 두신 곳이 있으세요?”라고 여쭤보거나 성묘를 가시는 분들은 차례를 준비하며 자연스럽게 넌지시 여쭤보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어떻게 자연스럽게 말을 꺼낼까?
갑자기 식사 자리에서 “죽으면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는 건 정말 예의가 아니겠죠. 자연스러운 계기를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 TV나 뉴스 활용하기 : 드라마 관련 장면이나 유명인의 장례 소식이 들릴 때 슬쩍 화제를 돌려보세요.
● 지인의 사례 언급하기 : “친구네 아버님이 이번에 미리 준비해두셔서 가족들이 마음 편하게 배웅해 드렸대요” 같은 이야기가 좋습니다.
● 건강검진 시기 활용 : 부모님 건강검진을 챙겨드리면서 자연스럽게 삶의 질과 마지막 준비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세요.
어떤 방식이든 핵심은 장례방식에 대한 부모님의 결정권을 존중해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가 아니라 “부모님 뜻대로 해드리고 싶어서요”라는 마음이 전달되어야 합니다. 전부 어렵게 설명하려 든다면 어렵게 말을 꺼내는 내 자신도 경직되고 그 마음을 듣는 부모님도 무거운 분위기로 빠지기 쉽습니다.
위의 사례를 일종의 도입부 정도로만 생각하시고 고민된다, 부모님의 생각을, 뜻을 알고싶다 정도로 운을 띄우면 부모님께서도 알아차리시고 장례방식에 대한 갖고 계시던 생각을 잘 얘기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담담하게 마음을 전하자
연명치료나 장례방식에 대한 대화는 단순히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남은 시간을 어떻게 더 의미 있게 보낼 것인지,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매장이냐 화장이냐 하는 기술적인 선택보다 중요한 건, 그 결정 속에 담긴 부모님의 인생 철학을 자녀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죠.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세요. 오늘 나눈 짧은 대화가 훗날 부모님을 떠나보내는 슬픔 속에서 여러분을 지탱해 줄 가장 큰 위안이 될 것입니다. 가까운 주말, 부모님을 찾아 차 한 잔 청하며 가볍게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 내 이름은 누가 지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