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런 경우… 사고 후 차에서 내렸는데 상대방 차량은 흠집 하나 없고, “혹시 괜찮으세요?”라고 물었더니 “네, 괜찮습니다!”하고 쿨하게 헤어졌는데, 몇 시간 뒤 갑자기 “병원에 가야 할 것 같아요. 대인접수 부탁드립니다”라는 전화를 받으면 등골이 오싹해지죠. 특히나 경미한 접촉사고였을 경우, ‘이게 과연 병원에 갈 일인가?’하는 의구심부터 드는 것이 우리들의 솔직한 심정이겠죠

하지만 반대로 내가 분명히 아픈데, 상대방 운전자가 “차도 멀쩡한데 무슨 병원이에요? 그냥 가시죠!”라며 대인접수를 거부한다면 어떠시겠어요? 순간 머리가 하얘지면서 ‘이 사람, 나를 호갱으로 보나?’ 하는 생각에 욱! 하고 화가 치밀어 오르지 않겠습니까?
교통사고 처리의 기본 상식이라고 믿었던 ‘대인접수’를 상대방이 거부할 때, 우리는 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명확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쫄지 마세요. 우리에겐 확실한 대처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대인접수란?
교통사고 가해자가 피해자의 치료비를 지불하기 위해 가해자의 보험회사에 ‘치료해 달라~’ 는 의미로 사고를 접수하는 것이며 피해자는 문자 메세지로 사고 접수번호를 받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대물과 대인으로 나뉘어 접수번호도 따로 받았지만 최근의 경험상 하나의 사고 접수 번호로 통합한 보험회사가 많았습니다. 또한 유의할 점은 내가 치료할 병원에서 접수번호와 함께 진료비 ‘지급(지불) 보증서’를 요청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상대측 보험 담당자에게 팩스로 보내달라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대인접수 거부 이유는?
교통사고가 나면 가해 차량 운전자는 피해자의 부상 치료를 위해 본인의 자동차 보험사에 대인접수를 해주는 것이 상식입니다. 하지만 운전자들이 대인접수를 거부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죠.
첫 번째는 ‘내가 무과실이다!’라는 강력한 믿음 때문입니다. “나는 법규를 완벽하게 지켰는데, 네가 끼어든 거 아니냐?”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보험료 할증을 피하기 위해 대인접수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엄밀히 따져보면, 자동차보험은 가입자가 상대방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할 때 보험사가 대신 배상해주는 구조라서 운전자가 완벽한 무과실을 주장한다면, 당연히 배상 책임이 없으므로 대인접수를 거부하는 것이죠.
두 번째는 ‘사고가 너무 경미하다’는 판단입니다. 사실 이 경우가 많은데 차량이 찌그러지지도 않은 ‘콩’ 하는 수준의 접촉사고에서 상대방이 “목이 아프다”고 하면, ‘나이롱 환자’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수 있습니다. 물론 겉으로 멀쩡해도 충격으로 인한 부상이 있을 수 있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괜한 ‘보험금 누수’를 막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 이 때문에 일단 거부하고 보는 것이죠.
하지만, 사실은 이 모든 것이 피해자가 대처하는 방법을 몰랐을 때나 통하는 옛날 방식이 되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교통사고에서 완벽한 무과실을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경찰서 신고나 정식 절차를 밟으면 결국 접수가 이루어지게 되어 있기에 애먼 고집 부리지 말고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인접수 거부, 어떻게 대처할까?
상대방이 고집스럽게 “접수 못 해줘요!”를 외칠 때, 우리는 주저앉아 눈물만 흘릴 수는 없겠죠? 분명하고 단계적인 대처를 통해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찾아야 합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잘 짜인 순서대로 움직이시면 됩니다.
1단계. 병원에서 ‘객관적 증거’ 확보
상대방이 대인접수를 거부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몸 상태입니다. 일단 내 몸이 아프다면 지체 없이 병원으로 가셔야 합니다. 정형외과나 해당 진료과에 방문하여 X-ray를 찍고, 진단서를 발급받아두세요.
☞ 잠깐, 치료비는요? 일단은 본인 부담으로 치료를 받거나, 본인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자동차상해(자상)’ 또는 ‘자기신체사고(자손)’ 담보로 먼저 처리하세요. 내 보험으로 처리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나중에 내 보험사가 상대방 보험사에게 구상권(대신 낸 돈을 돌려받을 권리)을 청구하여 결국 상대방 측에서 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 이 방법이 가장 빠르고 속 편하게 치료받는 방법입니다.
2단계. 정식으로 교통사고 접수
상대방이 끝까지 ‘버티기’ 모드라면, 이제는 공권력의 힘을 빌릴 차례입니다. 가까운 경찰서 교통사고 조사계에 사고 내용을 정식으로 접수하세요. 이때 확보해 둔 진단서와 사고 당시의 블랙박스 영상 등 증거를 모두 제출하고 사고발생 상황진술서를 작성하면 ‘교통사고 사실확인원’을 발급 받을 수 있습니다.
왜 경찰서에 가야 하는가? 경찰에 정식 접수하게 되면 경찰은 사고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과실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 운전자에게는 벌점과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벌점과 범칙금은 운전자에게는 ‘따끔한 맛’을 보여주는 심리적 압박 요소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운전자는 이 단계에서 마지못해 대인접수를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3단계. ‘직접 청구권’을 강제 접수
경찰서에 신고까지 했는데도 상대방이 기어코 접수 정보를 안 알려주거나, 보험사 자체가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올 때를 대비한 비장의 무기가 있습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자배법) 제10조 제1항에 따르면, 교통사고 피해자는 가해자가 가입한 보험사에 직접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는데 이를 ‘직접 청구권’ 이라 합니다.
어떻게 하는가? 경찰서에서 발급받은 ‘교통사고 사실확인원’과 병원에서 받은 ‘진단서’를 들고 상대방 보험사에 직접 찾아가거나 팩스, 우편으로 보험금 청구를 하시면 됩니다. 상대방 운전자의 보험사를 모른다면, 담당 경찰관에게 문의하여 확인받을 수 있습니다.
분명하게는, 이처럼 피해자가 직접 강제 청구를 하게 되면, 가해자 보험사는 며칠 내로 담당자를 배정하고 보험금 지급 절차를 진행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실상 이 단계에 오면 상대방의 대인접수 거부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셈이지만 만약 이 과정후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받거나 보험사들의 불합리한 대우를 느꼈을 때는 민원을 넣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는데 보험사들의 저승사자인 금융감독원의 평가는 절대적이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이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금융감독원 민원 신고하기

그래도 안전운전이 최고!
상대방의 대인접수 거부는 매우 황당하고 당혹스러운 일이지만, 여러분의 정당한 권리를 포기할 이유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상식과 통념에 기대어 상대방이 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위에서 알려드린 ‘병원 진단서 확보 – 경찰 신고 접수 – 직접 청구’의 3단계 프로세스를 기억하고 순서대로 진행하시면 됩니다.
교통사고라는 예기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배려와 이해를 바탕으로 원만하게 처리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를 대비해 정확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자, 이제 상대방이 대인접수를 거부한다고 해도 더 이상 쫄지 마시고, 씩씩하게 우리의 권리를 요구합시다! 물론 안전운전이 최고라는 사실! 끝으로 교통사고 합의금 계산법에 대해서도 참고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